2019년도 제 63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가을학술대회

2019년 11월 7일 (목) ~ 9일(토) 대구엑스코(EXCO)

1990년대 한국의 직업성암

Occupational Cancer in Korea in the 1990s

최초로 보고된 직업성암은 1775년 굴뚝소제부의 음낭암이었고, 이후 1895년 염료공에서 방광암이 보고되었으며, 1895년에 벤젠에 의한 백혈병이 보고되 었지만, 현대에서 직업성암의 대부분은 폐암이나 악성중피종 등 호흡기암이 차지하고 있다. 1997년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Larry Fine(1997)이 상원에 보고한 바에 의하면 미국에서 매년 암으로 사망하는 50만 명 중 적게 잡아서 4%인 2만 명이 직업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 고 추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일부 NIOSH 연구원들은 모든 암의 6~10 %가 직업적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폐암은 10%, 방광암은 21~27%, 악성중피종은 100% 직업에 기인한다고 추정한다. 미국 보건복지부(2000)에 의하면 1996년에 미국에서 사망진단서로 확인된 석면에 의해 발생한 악성중피종은 510명 이었다. 위 보고서에서는 이로 인해 연간 직업성암 에 의한 손실비용은 40억에서 100억불(4조원에서 13조원)에 이른다고 하였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의 역사, 인종 및 환경적 차이, 일반인구집단의 암 발생현황 등이 확연히 달라 직접 비교할 수 는 없지만, NIOSH의 보고를 기준으로 한국의 직업성암을 추계하면 2000년도 총 암 사망자 59,020명 (통계청, 2001)중 가장 적게 잡아 4 %인 2,400여 명이 직업성암으로 사망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폐암 11,606명 중 10 %인 1,100여명의 직업성폐암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이전까지는 공식적으로 직업성암은 보고되지 않았다. 1997년에 조수헌 등(1997)은 우리나라의 발암성물질 사용현황을 분석하여 향후 연간 5~28 명의 직업성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계하였다. 기록으로 확인 가능한 직업성암은 1960년대 말 담배필터 원료섬유의 탈지를 위해 벤젠을 사용한 근로자 2명에서 발생한 재생불량성빈혈이다. 이 때 다른 2명이 범혈구감소증으로 치료를 받았다(대한산업보건협회, 1993). 1974년에는 인쇄소 견습공이 벤젠 중독으로 진단을 받았고, 피혁공장에서 본드를 사용하던 여성 근로자가 벤젠중독으로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신발공장 등에서 벤젠 또는 벤젠 함유물질을 많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를 제외한 벤젠에 의한 조혈기계암에 대한 공식보고는 확인할 수 없다. 1993년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된 직업성암은 석면에 의한 악성중피종이었다(박무인 등, 1995). 석면 방직공장에서 18년 근무하던 55세의 비흡연자인 여성에게 악성중피종이 생겨 업무상질병인 직업성암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직업성암을 인정하는 법적인 근거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는 근로자에 대한 관리제도도 잘 마련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우리나라의 직업성암 인정의 법적 근거와 발견 절차와 현황,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