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폐증은 여러 종류의 분진에 장기간 노출되어 그 분진의 독성에 의해 폐조직의 간질성 변화 즉 섬유 화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진폐증의 역 사는 광산의 역사라고 할만큼 광산근로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광산업이 퇴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나 건설업 근로자들에서의 진폐증 발생률이 증가하 고 있다. 황일순(1999)에 의하면 1997년 3월 현재 전국의 19개 병원에서 약 2,500명에 달하는 진폐증 환자가 폐기능 장해와 합병증으로 치료받고 있으며, 1997년 까지 진폐증으로 장해보상을 받은 환자는 23,648명, 그리고 1966년부터 1997년까지 진폐증으로 사망한 환자가 3,114명에 달한다. 그리고 매년 진폐정밀진 단 검사상 의사진폐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도 수백 명 에 이르는데, 진폐증이 비가역적이고 진행성의 질환 임을 생각할 때 이들에 대한 관리 및 치료 그리고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근로자의 건강뿐 아니라 국 가적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진폐증의 발생기전에 대한 연구는 진폐증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석면섬유, 유리규산 그리고 석탄분진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분진이 체내에 흡입되었을 때 일차적으로 반응하는 염증세포는 대 식세포로서 이 세포는 분진 침착 부위에 침윤되어 염증성 변화를 유발시킨다(Saffioti, 1986). 그러나 대식세포의 염증성 변화가 항상 간질의 섬유화를 일 으키는 것은 아니고 분진의 폭로가 중단되면 병변이 잔존하지 않고 치유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반응을 일으키는 분진으로는 carbon, latex bead 등이 있다(Schreider 등, 1985). 반면에 석면이나 결정형 규산 분진 등에 의한 염증 성 변화는 폐구조를 파괴시키고 특이한 조직학적 반 응을 보인다. 이와 같은 변화는 분진폭로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활성화된 대식세포로부터 활성산 소기와 염증성 및 섬유화성 매개물질이 분비되어 염 증세포의 침윤을 지속시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Lim 등, 1997). 한편 섬유모세포는 활성화된 대식 세포와 호중구로부터 분비되는 섬유화 촉진 매개물질 에 의하여 증식이 계속되어 섬유화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근래에는 섬유화반응이 일어나기 전 단계인 폐포염을 억제하고 염증성 섬유화성 매개물질의 분비 나 반응을 감소시킴으로써 진폐증의 치료방법을 개발 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윤임중 등, 1994; 김경아와 윤임중, 1995; Bender 등, 1990). 진폐증의 병리학적인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폐간질의 섬유화인데 이 경우 교원조직의 증식이 일 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폐포내의 대식세포와 중성구 들의 침윤과 그 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많은 cytokine 들이 섬유모세포를 유도하는 주요한 과정(화학주성: chemotaxis)이며 이러한 변화를 매개하는 많은 효 소에 인체내의 필수 금속인 아연(Zn)과 구리(Cu)가 관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nish 등, 1985; Bai 등, 1993; Liu, 1989; Niculescu, 1981; Ren과 Jiang, 1993; Schugo, 1987; Wang 등, 1998). 아직까지 폐의 섬유화반응에서 이러한 효소 들의 기능이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나 혈청내 아연과 구리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폐의 섬유화에 작용하는 효소들의 유도와 활성 및 기능을 파악함과 아울러 폐의 섬유화를 촉진하는 기전을 밝혀 진폐증 의 발생과 진행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방법을 개발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진폐진단기관에서 처음으로 진단을 받게 된 사람들과 진폐증이 진행되어 요양기관에 입 원중인 진폐환자들의 혈청 아연과 구리의 농도를 구 하여 정상인들의 농도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 금속 들이 진폐증의 발생과 진행과정에서 어떻게 변화되 는지를 연구하여 진폐증의 병리적 기전인 폐섬유화 의 진행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에 도움을 주 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