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제 63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가을학술대회

2019년 11월 7일 (목) ~ 9일(토) 대구엑스코(EXCO)

복합유기용제에 노출된 조선소 도장작업자에서 발생한 파킨슨증후군

One Case of Parkinson’s Syndrome in a Shipyard Painter Exposed to Mixed Organic Solvents

배경: 유기용제 노출에 의해 파킨슨증후군이 유발되었다는 사례들은 국외에서 다수 보고되어왔고, 그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보고사례가 없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심의된 직업병 사례 중, 복합유기용제에 만성 노출된 조선소 도장작업자에서 파킨슨증후군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산업의학적 평가 및 고찰을 보고하고자 한다. 사례: 53세 남자근로자가 약 13년간 조선소에서 스프레이 및 붓 도장작업과 선체파워작업을 하다가 특검결과, 중등도 인지기능장애를 보여 유기용제에 의한 만성독성뇌 병증을 진단받았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및 과거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생각해볼 때 복합유기용제에 의한 과다노출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근로자의 과거력 상 특이사항은 없었으며, 지능검사 및 심리검사 결과, 경도의 인지기능 감퇴와 우울 및 불안소견을 보였고, SPECT 소견에서는 왼쪽 측두엽 말단부에 경도의 관류 감소 소견을 보였다. MRI에서는 뇌실주위 및 피질하 백색질의 소혈관의 허혈성 변화 외에는 특이소견이 없었다. 신경전도검사상 양측 수근관 증후군 및 신경뇌병증, 말초신경장애 등으로 진단받아 계속 치료를 받아오던 중 왼쪽 팔다리가 어둔해져오고 운동완만, 경축 등이 있으면서, 왼손의 떨림 현상이 발생하여 파킨슨병 의심 하에 도파민 약물로 치료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상의 임상소견과 직업력을 근거로 이 환자는 유기용제에 의한 파킨슨증후군으로 진단받았으며, 양쪽 심부 뇌 자극술을 시행하여 손떨림은 덜해졌으나 운동완만은 호전되지 않았다. 3년 후인 현재, 환자는 왼손 떨림이 오른손으로 진행하는 등 계속적인 악화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론: 이 사례는 환자가 유기용제에 의한 만성독성뇌병증으로 진단된 지 수년 후 파킨슨증후군이 나타난 경우로, 약 13년간의 유기용제 노출력 및 노출평가를 볼 때 유기용제에 과다노출 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환자의 임상양상은 파킨슨병에 가까웠으나, 유기용제로 인한 독성뇌병증의 정신 증상이 다른 증상보다 선행하여 나타났고, 중요한 진단기준인 레보도파 약물 치료에는 반응이 없어 파킨슨병과는 차이가 있었다. 망간에 의한 파킨슨증후군의 경우 주로 바닥핵이 손상되어 파킨슨병과 구별되는 임상증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유기용제의 경우 바닥핵 뿐 아니라 흑색질도 관여된다는 보고와 함께 뇌백질의 손상도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파킨슨병과 감별이 어렵다. 따라서 이 환자는 유기용제 독성으로 인한 파킨슨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재 유기용제와 파킨슨증후군의 정확한 발생기전은 알 수 없으나 유기용제 노출 근로자의 신경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유기용제에 의한 중추신경독성과 파킨슨증후군의 관련성에 대한 활발한 역학적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