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제 63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가을학술대회

2019년 11월 7일 (목) ~ 9일(토) 대구엑스코(EXCO)

납에 노출된 설비유지보수 근로자에서 발생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사례

A Case of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in an Equipment Maintenance Worker Exposed to Lead

목적: ALS는 진행적인 운동신경원 질환으로 뇌와 척수의 상부 및 하부 운동신경원 전체의 퇴행을 유발하여 궁극적으로 호흡부전에 의한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이질환의 병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여러 연구들을 통해 ALS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서 환경적 노출이 제시되고 있다. 이 중 납 노출과의 직업적 관련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에 본 저자들은, ALS의 발생에 미치는 납 노출의 잠재적 위험성을 지지하는 근거로서, 폐기물처리사업장의 설비 점검 및 보수에 종사했던 근로자에서 발생한 ALS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방법: ALS의 진단을 확인하기 위해 면담 조사 및 진료기록을 통해 ALS 확진 시점까지의 임상 경과와 각종 검사 결과를 검토하였고, ALS 발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을 평가하고자 환자의 근무력, 근로자건강진단결과, 작업 내용 및 작업환경 등을 조사하였다. 특히 납 노출 가능성을입증하기 위한 추가 조사로서 환자의 사업장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시료 중 납 함유량을 분석하였다. 또한 본 증례를 통해 제안된 ALS와 납 노출의 관련성을 지지하는 근거를 확보하고자 국내의 역학조사를 통해 보고된 증례보고와 기타 관련 문헌들을 고찰하였다. 결과: 본 증례의 환자는 특이 병력 및 ALS의 가족력이 없었고 작업 환경 이외에서 납에 노출될 가능성은 적었다. 환자는 임상증상 및 전기 생리학적 검사 등을 통해 ALS를 확진 받았고, 최초 증상의 발현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호흡부전이 발생하여 기관절개술 및 기계호흡을 받았다. 또한 사지의 근력 약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심부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의 합병증도 경험하였다. 작업환경 측면에서 환자는 ALS 발병 전까지 해당 사업장에서 약 13년간 근무를 했고, 보호 장비를 거의 착용하지 않은 채 사업장의 여러 장소에서 각종 시설들에 대해 유지보수작업을 수행하였으며, 근무 중 정기적으로 측정한 혈중 납 농도가 동료 근로자들에 비해 높게 유지되었다. 또한 사업장 방문 시 채취한 시료로부터 납 성분이 검출되었고, 체내 납 농도 또는 직업적 납 노출과 ALS와의 관련성을 지지하는 다수의 연구 결과들도 확인되었다. 그러나 개별 연구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체계적 문헌 고찰을 수행한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ALS와 원인적 연관성이 있는 직업·환경적 위험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환자의 과거 작업환경은 ALS의 발생에 일부 기여할 수 있으나 납 노출과 함께 다른 원인들도 ALS 발병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 본 증례는 연구의 제한점을 갖고 있으며 납과 ALS와의 원인적 연관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본 증례만으로 납 노출과 ALS 발병 간의 직업적 관련성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노출과 ALS와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일부 연구들에 의해 납이 ALS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본 증례는 직업적 납 노출과 ALS와의 관련성을 지지하는 근거로서 활용될 수 있으며, 납 노출이 예상되는 근로자들의 ALS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및 작업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